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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월 31일

디지털 세계에 어색하단 변명은 못한다. 변명도 안된다. 생각해보면 변명은 나의 죄악이려나. 가끔은 신화적인 단어를 붙이고 쓸데없이 고민한다. 책상앞에 높인 고무나무 잎이 하나씩 바래간다. 오늘 잎 하나가 떨어졌다. 햇빛이 모자라서일까 걱정된다. 처음에 왔을때는 저렇게 시들지 않았는데. 화분 하나가 꽃이 피지 않아 지난달 내내 걱정했다. 팔월에 들어서려는 이제서야 꽃봉오리가 터졌다. 이번에도 전전긍긍 나 혼자만 걱정했지. 기우였다. 휴가는 끝났다. 뭐든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건 어렵다. 운동은 어렵지만 재미있다. 무리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. 하루를 구구절절 늘어놓는것도 지겹다. 삶의 매 초 마다 지겨움을 극복하는일은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. 그렇다고 지겨움 속에 머무는 나 자신과,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시간도 마찬가지로 지긋지긋하다. 삶의 환희는 파도처럼 밀려들다 순식간에 쓸려나가고, 기쁨에 젖은 내 살결은 그대로 뙤약볕 아래서 말라간다. 건조한 피부처럼 공허도 내게 말라 붙는다. 다들 똑같은걸 느끼며 살아가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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